“깨끗한 공기가 수명 5개월 늘려”
헤럴드경제
깨끗한 공기가 수명을 늘인다는 사실이 역학조사를 통해 증명됐다고 미국 연구팀이 발표했다. 미 브리검 영(Brigham Young) 대 및 하버드(Harvard) 보건대 연구팀은 지난 20년간 깨끗해진 공기가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을 약 5개월 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 51개 도시의 1978~2001년 사이 오염도 추이를 조사해 인구총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을 계산했다. 평균 기대수명에는 오염도 외에 흡연 여부, 수입이나 교육 정도 등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고려됐다.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오염도는 21㎍/㎥에서 14㎍/㎥로 낮아졌고 평균 기대수명은 2.52년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중 약 4.8개월이 낮아진 오염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오염도가 가장 크게 줄어든 피츠버그, 버팔로, 뉴욕 등에서 평균 기대수명이 10개월가량 늘었고 LA, 인디애나폴리스, 세인트루이스는 5개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대표저자인 브리검 영 대 아덴 폽(Pope) 교수는 “오염도가 줄어든 곳일수록 평균 기대수명이 높아졌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깨끗한 공기가 건강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오타와(Ottawa) 대 대니얼 크루스키(Krewski) 교수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이 수명을 늘인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입증했다”고 평했다. 워싱턴(Wasington) 대 조엘 코프먼(Kaufman) 교수는 “오염된 공기 중 미립자가 폐 깊숙이 들어가 질환을 일으키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면서 “이번 연구로 공기오염이 건강을 악화시켜 수명이 줄어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평했다.

미국은 1970년 ‘대기오염방지법’을 제정해 자동차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촉매변환장치’나 ‘가스세정장치’를 이용하도록 하는 등 환경오염을 위한 각종 규제 및 기준을 강화해 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해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최초로 78세를 넘은 것으로 관계 당국은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