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6-04-29 04:48]
유명 온라인 게임 ‘리니지2’ 이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회사 실수로 유출된 것에 대해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이용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43단독 허성욱 판사는 28일 정모씨 등 5명이 “게임을 업데이트하면서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로그파일’을 암호화하지 않아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며 게임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5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가 게임 서버를 업데이트하면서 이용자들의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로그파일에 저장해 컴퓨터에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알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회사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게임업체는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다른 사고가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당시 게임에 접속해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에 처한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정신적 손해의 배상만을 구하고 있고 현실적, 경제적 손해는 확인되지 않은 점을 참작해 위자료를 50만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항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2004년 5월 11일 ‘리니지2’를 업데이트하면서 사용자의 게임정보를 담은 파일인 ‘로그파일’을 암호화하지 않아 5월 16일까지 이 게임에 접속한 게임 이용자 5명이 ‘개인정보가 노출돼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5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현재까지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는 모두 8,500여명에 달해 이번 판결이 이들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올 3월 “1인당 1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피해자들도 이르면 5월중 실명확인 작업이 끝나는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어서 소송 제기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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